1.서론
건강 문제로 휴직한지 벌써 반년이 됐다. 작년 3월 극심한 머리 통증으로 일주일이나 앓아 눕고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갔었는데 올해 초 또 같은 증상이 발병했고, 결국 당분간 일을 쉬면서 건강을 회복해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.
작년에 처음 아팠을 때 찾은 병명은 '신경통'이었다. 장시간 책상에 앉아 일하다 보니 허리와 목 건강이 나빠지고 목 뒤의 신경을 자극해 엄청난 통증을 유발한다는 거였다.
휴직 초기엔 정형외과를 다니며 도수치료, 물리치료를 받았다. 그러나 한 번 갈 때마다 거의 2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들다 보니 계속 이어갈 수는 없었고, 한 달 정도만에 치료를 중단했다. 이후 뭐라도 해야되겠다 싶어서 집 근처 공원을 걷기 시작했다.
처음엔 포켓몬고를 하며 공원을 이리저리 가볍게 걷다가 들어오곤 했다. 공원이 꽤 크고 볼거리가 많아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시간이 잘 갔다. 그러던 중 한 켠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을 발견했고, 열심히 뛰는 사람들을 보며 '나도 한 번 해볼까' 하는 마음에 시작한 달리기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.
5월 말부터 7월 중순인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달리고 있지만, 과체중 몸치다 보니 여전히 잘 달린다고 할 순 없다. 300m 남짓한 우레탄 트랙을 계속 빙글빙글 도는 게 지루하기도 하고 해서 하루에 2km 정도 뛰는 게 전부다. 그 이상은 지겨움도 지겨움이지만 체력 부족 때문에라도 힘들다. 그럼에도 소소한 성취감과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좋아 매일매일이 기다려지곤 한다. 참 신기하다.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내가 이렇게나 달리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다니.
더욱 효과적인 달리기를 위해 유튜브나 블로그도 여럿 찾아보며 공부하는 중이다. 그렇게 쌓은 지식과 정보를 여기에 저장해놓고 가끔씩 꺼내보며 복습하려 한다.
2.달리기의 장점들
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'칼로리 소모 효과'다. 작년에 처음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도, 내가 건강을 위해 점심 시간에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자 의사 선생님이 '걷기도 좋지만 달리기를 해보라'고 권했었다. 살이 훨씬 더 잘 빠진다는 이유였다.
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. 같은 시간을 걷보다 달리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. 자료를 찾아보니 체중 60km 남성이 30분 빨리 걷기를 하면 142kcal를 소모하지만, 달리기를 하면 250kcal를 쓴다고 한다.
단순히 칼로리만 많이 소모하는 게 아니다. 각종 장비가 필요한 다른 운동들과 다르게 달리기는 신발만 신고 나가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. 굳이 헬스장을 가지 않더라도 나처럼 근처 공원을 뛰든지, 동네 골목길이나 큰길을 따라 달릴 수도 있다. 장소가 없다거나 준비물이 없어서 할 수 없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운동이다.
온갖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.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(HDL)이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(LDL)이 감소해 비만과 고혈압, 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.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혈관의 탄력성을 좋게 하고 심장 근육을 강화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.
우울증 극복에도 달리기가 효과적이다. 보통 우울증 증상이 있으면 움직임이 줄고 멈춰있기 마련인데, 달리기는 정 반대의 활동이다 보니 뇌를 자극하고 굳게 잠긴 자물쇠를 열어준다는 것이다. 의학적으로도 달리기를 하면 우울증 원인으로 꼽히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, 세로토닌, 신경 세포 성장인자 등 전전두엽 피질의 화학물질들을 조절한다고 한다.
유명 사업가이자 유튜버 '자청'도 글을 쓰다가 집중이 안 되거나 하면 10분이라도 산책 하고 온다고 한다.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엄청난 달리기 매니아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. 두 사람의 사례만 놓고 봐도 달리기가 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.
3.무리한 달리기는 금물
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달리기지만, 만능은 아니다. 특히 나처럼 과체중인 사람이 평소에 운동하지 않다가 갑자기 달리기를 하면 무릎 통증을 느낄 수 있다. 달릴 때 무릎에 몸무게의 3배에 달하는 하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.
또한 달리기가 적지 않은 체력을 소모하는 운동이다 보니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달렸다간 피곤해져서 이후 활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. 그 외에 각종 부상의 위험도 빼놓을 수 없다.
달리기를 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체력 수준을 냉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. 처음부터 뛰기 보다는 우선 걷기를 하며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게 좋다. 또한 달리기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을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.